회의실에서 되묻는 일이 반복된다면, 집중력보다 먼저 확인할 것
"방금 제가 말씀드렸는데요." 회의 자리에서 동료가 웃으며 같은 설명을 다시 해준 일이 몇 주 사이 두 번이나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회의실이 소란해서, 또는 마스크 때문에 목소리가 뭉개져서 그런 거라고 짐작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되풀이된다면 단순한 주의력 저하가 아니라 난청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에 실린 건강보험 자료 분석을 보면, 난청으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2010년 60만 명대에서 2020년 94만 명을 넘어섰고, 특히 60대 이상에서 연평균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습니다.
이는 난청이 소수에게만 생기는 드문 질환이 아니라,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흔한 건강 문제라는 뜻입니다. 같은 자료에서 난청 관련 진료비는 7천억 원대에서 약 1조 9천5백억 원으로 늘어, 10년 사이 세 배 가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이가 들어야 생긴다는 생각, 절반만 맞습니다
노인성 난청은 정확한 발생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빠르면 30대부터 청력이 떨어지기 시작해 계속 진행되며, 한 번 손상되면 약물로 되돌릴 수 없는 영구적 변화로 남습니다.[1]
즉 난청은 노년기에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라 젊은 시절부터 서서히 쌓이는 변화입니다. 해외 조사 자료를 보면 70대의 약 30%, 80대의 약 50%가 난청을 동반하고, 75세 이상에서는 약 40%가 난청을 겪는다고 보고됩니다.
난청을 만드는 배경도 노화 하나만은 아닙니다. 큰 소리에 반복해서 노출되면 달팽이관 안의 청각세포가 노화와 비슷한 방식으로 손상됩니다. 공사 현장, 이어폰 고음량, 공연장 소음처럼 젊은 나이에 반복되는 소음 노출도 같은 경로로 청력을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순간
서서히 진행되는 난청은 보통 높은 음과 자음이 먼저 뭉개지듯 들리는 느낌으로 시작됩니다. 그 다음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자리에서 대화를 따라가기 어려워지고, TV나 전화 소리를 평소보다 크게 맞추는 일이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하지만 모든 난청이 이렇게 천천히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날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해지면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전혀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돌발성 난청은 연속된 세 개 이상의 주파수에서 30dB 이상 청력이 떨어진 상태가 3일 안에 나타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대부분 한쪽 귀에서 나타나고 30~50대에서 가장 흔합니다.[2]
며칠 쉬면 저절로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돌발성 난청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청력이 돌아올 가능성이 줄어드는 질환입니다. 특히 발생 후 3일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검사실에서 확인하는 것과, 상황마다 달라지는 치료의 방향
순음청력검사는 여러 주파수의 소리를 들려주고 각 주파수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의 크기를 측정해 청력 손실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는 검사입니다. 고막 운동성을 보는 고막운동성검사, 말소리를 얼마나 알아듣는지 확인하는 어음청력검사가 함께 진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해졌다면 며칠 안에 진료를 받아 약물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수년에 걸쳐 서서히 소리가 작아진 경우라면 보청기 착용을 포함한 청각 재활을 중심으로 관리 방향을 잡게 됩니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예전 청력으로 돌아온다고 기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청기는 손상된 청력을 복구하는 장치가 아니라 남아 있는 청력을 최대한 활용해 소리를 키워주는 재활 수단입니다. 의학 학술지에 실린 종설 자료를 보면 노화성 난청은 회복이 불가능한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분류되며, 보청기가 가장 중요한 청각 재활 수단으로 설명됩니다.

생활 관리로 늦출 수 있는 부분, 그리고 늦출 수 없는 부분
큰 소리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이라면 귀마개나 소음 차단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혈압이나 혈당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귀 안의 혈류를 지키는 데 보조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생활 관리는 난청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뿐, 이미 손상된 청력을 예전 수준으로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보청기나 보조 장치 없이 생활 습관만으로 청력이 저절로 회복되기를 기대하면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진료를 미루면 안 되는 순간들
- 한쪽 귀의 소리가 3일 이내에 갑자기 작아지거나 먹먹해졌습니다.
- TV나 전화 소리를 평소보다 두세 단계 이상 올리게 되었습니다.
-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자리에서 되묻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난청과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순음청력검사와 고막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첫 단계가 됩니다. 인계동 지역에서 난청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수원베스트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으며,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 44, 2층 203·204호에 위치해 있습니다.

































